김사열의 문화 플러스.....

김사열 약력
-경북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2002~현) -극단놀이패탈 및 극단함께사는세상 단원(극작 및 비평, 1983~현) -대구민예 총 회장(2005~2009) -대구광역시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위원, 대구축제조직위원회 위원(2005~2009) -대구광역시 동구 팔공문화원 원장(2008~2012)
하늘 아래 더 나은 세상은 있는가?
2017-04-20 13:17:21 | artkorea | 조회 3115 | 덧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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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더 나은 세상은 있는가?

- 수잔 비에르 감독의 영화 <인어베러월드>를 보고나서

오랜만에 격조 높으면서 감동적인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어제 그러니까 2011년 7월 14일 오후 2시 10분부터 113분 동안 대구예술영화전용극장 동성아트홀에서 ‘생명윤리’ 관련 멘토링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대학생들과 <인어배러월드> 영화를 관람한 것이다. 관람 직후 대부분 학생들은 도입부가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뒷부분에서는 여러 차례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하였다.

영화 <인어배러월드>를 연출한 수잔 비에르는 덴마크 출신의 여성감독으로 <하나이며 오직>(1999)으로 데뷔하여 수편의 영화 만들기로 관심을 모아 오다가 2010년작 <인어베러월드>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동시에 받으면서 국제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2010년에 로마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인도국제영화제 실버 파콕상을 수상하였다. 2011년에는 미국에 상륙하여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어영화상과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석권하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는 그의 영화가 아쉽게도 대중개봉영화관에 걸리지 못하고 예술영화관에 선보이는 특별대우를 받았다.

영화 <인어배러월드>의 줄거리는, 부인 마리안느와 별거 중인 부부의사 안톤이 덴마크와 아프리카를 오가며 의료봉사를 하며 홀로 사는 삶과 그의 열 살배기 아들 엘리아스와 친구 크리스티안이 겪는 성장과정에 큰 물줄기를 대고 있다. 아이들은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리다가 복수하는 방식으로 삶을 배워가는 중에, 안톤으로부터 폭력을 행사하는 이에게 대응적 싸움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배우지만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만다. 엘리아스는 폭력을 행사한 자의 차에 대한 보복용 폭발물이 무고한 시민을 다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구하고 쓰러지고 만다.

한편, 아프리카에서 안톤은 난민을 학살하는 반군지도자가 부상을 치료 받으러 오자, 의사로서의 책무와 치료를 거부하라는 난민들의 입장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치료 해주기를 선택하게 된다. 이 영화는, 북유럽의 평화로운 나라와 아프리카 난민 캠프, 어른과 아이들의 세계, 어디에나 어느 누구에게나 일상적인 폭력이 존재하고, 그 폭력과 복수, 용서와 화해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인어배러월드>에서 수잔 비에르 감독은 결국 우정과 연대, 소통과 용서, 화해와 사랑이 폭력의 재생산을 막는 대안임을 제시하고 있다.

영화 <인어배러월드>는 비극 극복과 폭력 이기기를 소재로 하여 용서와 사랑과 같은 다소 보편적 주제로 담아내어 관객에게 감동을 선물하였다. 비에르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하여 관객들에게 영화의 원제 <Haevnen in a Better World>처럼 ‘하늘 아래 더 나은 세상은 있는가’라고 물어 온 셈이다. 그것은 우리 각자가 하기 나름이고 그야말로 ‘보다 나은’ 대안은 존재한다는 것을 제시한 것이다.

<인어배러월드>에서는 인간이 살면서 겪는 여러 가지 기본적 문제는 대체로 나이와 국가, 민족, 인종을 넘어 보편적임을 잘 드러내 주었다. 개인, 사회, 국가 간에 일어나는 불화는 때로 폭력이나 전쟁과 같은 양상을 띠는데, 간단하지는 않지만 소통과 연대와 같은 방식으로써 결국 극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화 <인어배러월드>에서 배우들의 연기력이 고루 높은 편이었는데, 특별히 아이들의 연기가 리얼하였으며, 심리 묘사도 정밀하였다. 강렬한 색감의 영상과 인내력이 담긴 자연광 촬영과 더불어 서정적 음악이 이 영화에 한 깊이를 더해 주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우리 각자가 서 있는 하늘 아래 보다 더 나은 세상이 정말 가능하다니, 수잔 비에르 감독은 우리에게 그것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오 마이, 인어베러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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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목록 1개
삭제   답글 짜장면  |  18/11/21 14:06
용서와 소통과 연대가 폭력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네요.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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